최근 건강보험공단에서 50세 이상 의료급여수급자 및 건강보험가입자에 대해 대변 잠혈반응 검사에서 양성인 경우 무료 대장암 검진을 시행하고 있고 의사나 주위사람의 권유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사람이 늘면서 대장암의 조기 발견 이외에도 대장용종 발견이 많아졌다.
용종이란 대장점막으로부터 돌출돼 자라는 양성종양(암이 아닌 단순한 혹)을 의미하는데 적은 것은 피부의 물사마귀 처럼 보이지만 큰 것은 몇센티미터에 이르는 것도 있다.
그렇다면 모든 용종이 대장암을 일으키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모든 용종이 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며 용종의 현미경 소견에 따라 다르다.
제거된 용종을 현미경으로 좀 더 세분하면 ‘선종’과 ‘과형성용종’으로 구별되며 용종 가운데 암과 관련된 것은 ‘선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선종’이라고 해서 모두 암과 관련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직검사 결과 ‘선종’이라고 해서 무조건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우선 ‘이형성’의 정도가 어떤지부터 살펴야 한다. ‘이형성’은 정상적인 점막이 약간 변성된 것이다. 그렇다고 암이 된 것은 아니고 세포의 모양이 정상 보다 약간 핵이 진하게 나타나는 등 변성을 일으킨 것을 의미하지만 암세포만큼 망가진 모습은 아니다.
‘과형성용종’은 정상세포가 커진 모양으로 보면된다. 그래서 오래둬도 암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이밖에도 ‘과오종’, ‘염증성 용종’ 등이 있지만 빈도가 드물 뿐 아니라 대부분 내시경으로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판단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용종이 절제된 후에는 반드시 의사와 마주앉아 내시경으로 확인된 용종이 ‘선종’인지, 아닌지 또 ‘선종’이라면 완전히 제거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 결과에 따라 대장암이 얼마나 나와 가까이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장암의 진단에서 대장내시경은 필수적이다. 일부에서는 ‘대장조영술’이나 ‘가상대장내시경’을 통해 대장암을 발견하고, 조직검사를 하고, 부분적으로 점막절제술을 통해 조기대장암을 제거하는 운좋은 경우가 있지만
대장내시경이 대장암을 진단하는 첫번째 단추가 된다.
일단 대장내시경과 조직검사로 대장암이 진단되면 암의 진행 정도를 알기 위한 복부 CT, 내시경, 경항문초음파 등을 시행한다.
대장암은 간으로 잘 전이되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 복부초음파를 시행한다. 직장암의 경우 MRI를 통해 골반에서 암의 진행 상태를 정밀검사하는 경우가 있다. 또 폐, 간, 난소, 복막 등 전신으로 전이됐는지 여부를 알기 위해, 또는 다른 장기의 암을 확인하기 위해 PET-CT를 하기도 한다.
일단 암의 진행 정도를 확인하면 수술이나 수술과 항암치료, 수술·항암치료·방사선치료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수술은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에 시행하는데, 특히 용종과 동반돼 발견되는 조기대장암 가운데 점막하층까지 진행된 경우 용종의 절제만으로는 불충분하며 광범위한 수술을 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대장암이 포함된 용종을 제거했다 하더라도 주위의 임파선에 암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술을 통해 전이된 암세포까지 모두 제거해야 재발의 위험이 감소된다.
수술과 항암치료는 주로 결장암, 즉 대장암 가운데 직장암을 제외한 경우 주위의 임파선까지 암이 전이된 3기에 적용한다. 2기의 경우에도 대장전층에 암이 진행되면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 재발률을 10~20% 정도 낮춘다고 보고돼 있다.
수술·항암치료·방사선치료는 직장암의 경우 주위의 임파선까지 암이 전이된 3기에 적용하며 항문을 보존할 수 있어 방사선 치료의 장점이 많기 때문에 권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장용종과 암은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
약물이나 음식을 이용해 대장용종이나 대장암을 예방하려는 연구는 많이 시도돼 왔으며 이 가운데 아스피린, 설린닥을 비롯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외에 채소, 식이섬유, 차, 비타민D, 칼슘 등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약물이 효과를 나타내려면 장기적이고 꾸준한 복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실제 적용은 쉽지 않다. 그래서
운동을 통해 비만을 예방하고 다른 종류의
암이나 당뇨, 심장질환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 채소, 과일 등의 섭취를 적극 권장한다.
이한일 교수<
현 드림병원 대표원장, 전 대구가톨릭대학교 대장항문센터>